7. 朝山論
부석사의 무량수전에서 앞을 내려다보면 저 멀리 수 백리 밖까지 백두대간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겹겹이 늘어서 보인다. 참으로 아름다운 조산이 아닐 수 없는데, 모든 산들이 부석사의 발밑에서 하명을 기다리듯 나열해 있는 모습이다.
古云 : 上砂送多其地大, 下砂收密其地久 (위에서부터 많은 사격을 보내 주어야 대지가 됨이요, 아래의 사격들은 빈틈없이 빽빽하게 거두어 주어야 오래 감이다)
조산은 수려한 것을 상격으로 치는데, 뭇 산들에 비해서 특이하게 빼어나고 단정한 형상을 말함이지, 산의 대소와 고저를 말함이 아니다. 혈은 산중에서도 으뜸 되는 존귀한 것이기 때문에 천연적으로 주위에 따르며 시종하는 산들이 많은 것이다.
古云 : 龍穴旣眞 前後左右之山 自然相應 (용혈이 이미 참되었다면 전후좌우의 산이 자연스럽게 응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따르는 산들이 반드시 보여야 하는 것만은 아니고 청룡 백호와 안산 등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으니, 이것을 暗拱이라 한다. 이러한 暗拱의 산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게 길흉의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보이지 않는다 해서 결코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다. 특히 묘에서 바라보았을 때 작은 가지는 나의 몸체를 감아준 듯해도 보이지 않는 주능선이 도망가는 飛走砂의 모습에 심각한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하니 좋은 모습보다 흉한 모습에서의 보이지 않음이 더욱 두려운 것이다. 이때는 어느 것이 本身이고, 가지가 되는가를 정확히 분별할 수 있어야 실수가 없게 된다.
古云 : 有聲不如無聲, 明拱不如暗拱 (소리가 있음은 소리가 없는 것 보다 못하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만 못하다)
<8凶砂>
射(사) : 전면에서 묘를 향해 쏘는 듯한 모습
破(파) : 도로나 석산 등으로 파헤쳐지고 부서진 모습
窺(규),探頭山 :조금 보이는 산이 큰 산의 뒤에서 머리만 내밀고 엿보는 듯한 형상으로 도둑을 맞거나 도둑질하는 사람이 생긴다.
冲(충) : 산의 측면에서 찌르는 모습
壓(압) : 앞산이 높이 솟아있어 억누르듯 한 형상이다.
反(반) : 청룡, 백호가 묘를 향해 감싸주지를 못하고 반대로 뻗고 있다.
走(주) : 산이 물을 따라서 도망가는 형상이다.
斷(단) : 머리가 잘리듯이 산의 일부가 끊어진 모습
이상의 모습들이 대표적인 흉한 것이므로, 주변의 사격을 점검함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